“아반떼 끌고가면 바로 티날텐데..” 호구들 눈탱이 칠려고 백화점 좀 다녔더니.. 110만원 티켓에 당첨됐습니다.

요즘 백화점을 찾는 20~30대 VIP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VIP 중에서도 최상급 층에서 2030대 비중이 크게 증가했는데요.

젊은 층에서 과시 소비가 늘어난 데다, 명품을 구입해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일명 ‘리셀’이 증가했기 때문이죠.

실제 서울 유명 백화점에 가면 리셀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전 8시 반 이른 아침부터 백화점 주변은 70~80명가량이 기다랗게 늘어선 행렬로 둘러싸이죠. 바로 샤넬 ‘오픈런’을 하기 위해 줄을 선 것인데요.

오픈런 행렬 끝에 이들은 인기 가방이나 신발, 지갑 등을 마구 사들이죠. 하루에 두세 개 매장을 돌며 눈에 보이는 대로 인기 상품들을 사들이는데요.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 아침 일찍 도착해 대기번호를 걸어놓고 도보 10분 거리의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들러 대기 등록을 한 다음, 가까운 거리의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로 가 다시 줄을 서는 식이죠.

이렇게 득템한 가방은 하나 당 50~60만 원, 지갑의 경우 10~15만 원의 웃돈을 받고 판매합니다.

그런데 리셀러들의 ‘은밀한 뒷거래’에 새롭게 등장한 아이템이 있는데요. 바로 ‘백화점 VIP 혜택’이죠.

리셀러들이 명품 매장에서 시계·핸드백을 구매하며 쌓은 실적으로 백화점 VIP 자격을 획득한 다음 이를 현금화하는 건데요.

명품을 되팔아 돈을 버는데 이어 VIP 혜택으로 또다시 용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셈이죠.

최근 명품 커뮤니티에 고가 명품을 재판매한다는 게시글 외에도 눈에 띄는 글들이 있습니다.

연초부터 연말, 또는 이듬해 연초까지 이용 가능한 백화점 VIP 혜택인 주차권과 라운지 이용권 판매 글들인데요. VIP 주차권은 등급에 따라 무려 50~6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죠.

사실 백화점 VIP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상당한 금액의 실적을 쌓아야 하는데요. 하지만 리셀러들에게 실적 쌓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죠.

직장인 A 씨는 3년 전부터 리셀러를 부업으로 삼았습니다. 용돈벌이로 시작한 일은 한정판 운동화에서 명품으로 품목이 점차 늘어나는데요.

매주말 새벽부터 서울 시내 백화점으로 출근하는 A 씨는 가장 먼저 몸값이 높은 롤렉스 매장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죠.

이후 샤넬·에르메스 등 인기 명품 브랜드에 대기 예약을 거는데요. 이들 시계나 핸드백을 하나만 사도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롤렉스 매장에서 제품 구입에 성공하면 다른 백화점으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1인당 연간 구매 가능 개수가 제한된 만큼 같은 매장에서 더는 시계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죠.

A 씨와 같은 리셀러들이 가장 선호하는 롤렉스는 제품에 따라 수천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일명 ‘스타벅스’로 부리는 서브마리너 그린은 백화점 판매 가격이 1357만 원이지만 리셀가는 무려 2800만 원의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데요.

명품의 경우 워낙 판매 가격 차제가 높다 보니 리셀러들이 백화점 실적을 쌓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죠.

A 씨 역시 “오픈런에 성공해 인기 시계나 가방 하나씩만 구매해도 연간 실적을 쌓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설명하는데요. 그는 현재 ‘백화점 3사’의 VIP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리셀러들은 이렇게 획득한 VIP 혜택을 커뮤니티를 통해 암암리에 판매하는데요.

실제 유명 명품 커뮤니티에는 이달 초 백화점 최상위 등급의 주차권이 75만 원, 라운지 카드는 10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죠.

이 글을 올린 B 씨는 지난해부터 해당 커뮤니티에 백화점에서 구매한 롤렉스 시계 2점을 판매 가격보다 비싸게 재판매한 리셀러입니다.

B 씨가 판매하는 VIP 등급 카드 역시 해당 백화점 내에서도 가장 많은 지출을 한 500명에게만 제공하는 최상위 등급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었는데요.

해당 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전 점 종일 무료 주차에 발레파킹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죠.

물론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주차권 및 라운지 이용권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적발 시 회수 조치되지만 사실상 단속은 불가능에 가깝죠.

이와 관련해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VIP 혜택 양도를 규정상 제한하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뒷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전했는데요.

이어 명품 리셀러가 늘고 VIP 혜택을 받는 이들이 많아지며 편법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죠.

명품 리셀에 이어 VIP 주차권 판매까지 진정한 ‘창조경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대한민국 국민의 명품 사랑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씁쓸하기까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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