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회사라 다르긴 하네요..” 농땡이 칠까봐 화장실까지 폐쇄했다는 미국 상장사 근무 환경 수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이어 가장 많은 고용을 하는 기업이 어디인지 아시나요?

전국 30개 이상 도시에 100여 개 이상의 독립된 물류 인프라를 가진 쿠팡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이 한 번 이상은 쿠팡을 이용해 봤으며 ‘로켓와우’라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쇼핑의 혁신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받는 기업이죠.

하지만 지난해 5명의 노동자가 이 회사에서 일하다 과로사로 목숨을 잃었을 만큼 가혹한 노동 환경으로 질타를 받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올여름 새벽에도 쿠팡의 일터는 35도가 넘는 고온을 기록했는데요.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연속해서 5~6일 야간 노동을 해야 하고, 높은 노동 강도를 견뎌야 하죠.

지난해 3월 경 입사 4주 차에 접어든 40대 신입 ‘쿠팡맨’이 새벽 배송에 투입됐다가 쓰러져 끝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습니다.

새벽 2시께 경기도 안산시 한 빌라 계단에서 쓰러진 그는 배송이 갑자기 멈춘 걸 이상하게 생각한 동료들이 구역 내 마지막 배송지를 찾아 발견하게 됐는데요.

그가 일한 구역은 노동조합 소속 쿠팡맨이 없는 곳이라 휴게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근무를 해야만 했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정도의 빌라 건물을 계속 오르내리는 배송 업무를 하다 쓰러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쿠팡맨 일을 시작한 뒤 가족에게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서 너무 비인간적이고 힘들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해 10월경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밤새워 일하다 귀가한 당일 욕실에서 사망한 장덕준 씨의 사연 또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데요.

장 씨는 생전 5kg이 넘는 상자를 하루 100번까지 옮겼으며, 30kg짜리 상자는 40번가량 들 정도로 혹독한 노동강도를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포장 부자재만을 옮겼다며 과로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는데요.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장덕준 씨 부모님의 손을 들어주며 그의 과로사를 인정해 주죠.

장 씨의 아버지는 “쿠팡을 조사해 보니 시간당 생산량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는데요.

예를 들어 시간당 150개의 주문서를 소화하는 것도 높은 강도의 업무인데 만일 시간당 200개의 주문량을 소화하는 직원이 있다면 직원 전체의 목표를 시간당 200개로 상향 조정된다는 것이죠.

최근 쿠팡이 과도한 시간당 생산량 요구를 없앴다고는 하나 한 시간 단위의 마감은 여전히 있어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피해자 가족은 덧붙였습니다.

가혹한 노동 환경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와도 연결되는데요.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일찍 화재를 발견한 직원이 있었지만, 휴대전화 반입이 안되는 탓에 신고가 늦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 해결에도 제한이 있어 기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기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죠.

쿠팡 용인 물류센터의 경우 지하에 있는 남자화장실 6칸 중 4칸이 누수공사를 이유로 폐쇄되었는데요.

해당 물류 센터 직원은 회사가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깝다고 화장실 문을 죄다 막아버린 것 같다며 “기저귀 차고 일해야 할 판”이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휴대전화 반입이 안 돼 위급상황에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주장 외에도 직원 이름 대신 전화번호 뒷자리로 부르는 비인격적인 대우도 발생했다고 하죠.

이 같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쿠팡은 ‘산재 지옥’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는데요.

지난 2020년 쿠팡에 제기된 782건의 산재 신청 가운데 758건이 승인받은데 반해 같은 기간 롯데택배는 산재 신청 4건 가운데 4건 승인, 로젠택배의 경우 4건 중 3건 승인에 그쳐 산재 지옥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죠.

하지만 쿠팡은 그간 노동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했다거나 그러한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있는데요.

쿠팡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산재 승인 횟수는 타사에 비교 불가 수준이며 노동자들 또한 ‘탈쿠팡’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쿠팡 노동조합에 따르면 근무기간 1년 미만의 쿠팡맨 퇴사자는 90%에 달해 10명 중 1명만이 겨우 남아있는데요.

전체 쿠팡맨들의 경우도 평균 퇴사율이 75%에 달하며 별반 다르지 않은 수치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쿠팡의 논란은 정치권에도 퍼지며 김부겸 국무총리가 쿠팡의 모든 물류센터에 대한 안전 점검 및 노동 환경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지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새벽배송과 심야물류센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노동 현장이 되고 있는데요.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물건을 배달 받는 우리들의 편리 뒤에 목숨을 잃어가는 노동자들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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