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굳이 왜 회사 들어가서 돈 버냐?” 이력서 내놓고 면접도 안가는데 월 200 받아 놀고 있습니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요.

날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코로나19 쇼크까지 더해져 요즘 취업난은 그야말로 사상 최대라는 말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 입장인 기업의 구인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의 입국이 차단되어 특히 중소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채울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한때 예약제로 운영되는 식당에 예약을 했지만 취소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 쇼’ 문제가 크게 논란이 됐었는데요.

이와 같은 일이 현재 취업 면접장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약 60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노쇼 지원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83%가 ‘노 쇼’ 지원자 경험이 있다고 응답 했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3명 정도는 면접에 ‘노 쇼’ 한 경험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면접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면접 연락을 받고 회사에 대해 찾아보니 평판, 복지, 연봉이 별로 좋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나 면접에 갈 생각이 없이 지원했다는 이른바 ‘묻지 마 지원’이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상당했는데요.

많은 사람이 면접에 갈 생각도 없이 이력서를 만들어 면접 지원을 하는 불필요한 활동을 왜 하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실업 급여 제도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실업 급여는 근로자가 실직을 했을 때 이들이 재취업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생계유지를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비용을 지원해 주는 제도인데요.

해당 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현재 실업자 일 것, 퇴사일 기준 피보험 단위 기간이 180일 이상일 것, 적절한 실업 사유가 있을 것, 적극적인 구직활동이 이에 해당하는데요.

마지막 조건인 ‘적극적인 구직활동’이 손쉬운 활동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당 항목을 판단할 때 한 달에 1회 이상 이력서를 냈는지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력서를 ‘구직활동의 증명서’ 정도로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해진 겁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9급 공무원에 도전하고 있는 A 씨는 “구직활동을 했다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 중소기업에 지원하고 면접에 안 간 적이 있다”라고 털어놓았는데요.

그는 이어 “다른 수급 조건은 다 만족하는데 구직활동 기록이 없어서 실업 급여를 못 받는 것은 솔직히 손해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혜기간 맞춰 취업·퇴사 반복… 성실한 청년 바보 만드는 실업급여

그렇지만 기업 인사담당자 B 씨의 말은 전혀 달랐는데요.

기껏 준비한 면접에 면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면접관에게는 시간과 비용이 날아가는 셈이고, 다른 지원자들의 면접 기회도 빼앗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해당 제도를 악용하는 방법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실업 급여를 수령하기 위해 약 1년 단위씩 회사를 옮기는 ‘메뚜기족’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1년만 근무하고 해고당하면 4달 동안 실업급여를 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만 버티고 나가는 신입사원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손발이 좀 맞는 것 같다’ 싶으면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 중소기업의 일손은 항상 빠듯하다고 합니다.

실업급여가 적지 않다는 것 또한 ‘메뚜기족’에게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현재 최저임금의 80% 선으로 책정돼 있어 한 달 근무일이 길지 않다면 일할 때 받는 급여보다 실업급여가 높은 상황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런 얌체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도 머리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반복적으로 실업급여를 타 간다고 해서 도덕적인 문제로 볼 수도 없다고 하는데요.

노동시장의 상황이 매 순간 다른 이유로 변동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횟수 제한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실제로 올해 매달 1조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실업 급여로 지급되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 특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한 이후 해당 금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대다수의 수급자가 얌체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 쇼’, 와 ‘메뚜기족’의 문제는 다시 취업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악순환을 가져오는데요.

실업급여 등으로 고용보험 지급이 높아지면 다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기업이 인력을 채용하는데 부담이 되도록 작용하게 됩니다.

결국 개인이 작은 이익을 보려다가 사회 전체가 다 같이 큰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인데요.

좋은 제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 이런 단어들은 뉴스에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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