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으로 2년 1개월간 유지돼왔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전히 폐지하였습니다.
일상으로의 조심스러운 복귀에 국민들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는데요.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가 달갑지만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끝내고 정상근무 체제로 돌아간 회사들이 늘면서 다시 ‘출근하는 월요일’을 맞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죠.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A 씨는 “앞으로 매일 ‘지옥철’을 타고 출근할 걸 생각하니 벌써 답답해지네요”라며 한숨 섞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2년 동안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일도 없었는데 굳이 재택근무를 없애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앞서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포스코가 가장 먼저 지난 4일 ‘전원 출근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11일부터 대면 회의와 회식 출장 등을 제한적으로 재개했습니다. 현대차·기아도 재택근무 비율을 줄이는 등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죠.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해제하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재택근무에 ‘완벽 적응’한 직장인들은 사무실 복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계 직원들 사이에선 재택근무 지속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죠. 네이버는 최근 본사 직원 48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근무 제도 선호도 설문을 진행했는데요.
개인에게 최적의 근무방식을 묻는 질문에 ‘주 5일 재택근무’를 꼽은 직원은 41%, 필요에 따라 사무실과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혼합식 근무’가 적합하다고 답한 직원은 52%에 달했습니다.

그에 반해 ‘주 5일 사무실 출근’이라고 답한 직업은 2%에 불과했는데요.
조직에 최적의 근무방식을 묻는 질문에도 ‘주 5일 사무실 출근’이라고 답한 직원은 1.7%에 그쳤죠. 대부분의 직원들이 혼합식 근무나 주 5일 재택근무가 조직에도 최적의 근무방식이라고 꼽았는데요.
결국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매일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는’ 근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직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습니다.
국내 IT 기업들이 코로나19 유행 중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좋은 실적을 내다보니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인데요.

개발자로 근무 중인 B 씨는 “업무 특성상 우리는 충분히 집에서도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이미 갖춰 놓은 상황”이라고 답했죠.
그는 “팀장급 이상이라면 프로젝트 회의 등을 위해 가끔 출근할 필요는 있겠지만 이미 주 5일 출근이라는 개념은 흐려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사무실 출근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해외 기업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미국도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대형 IT 기업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지시했지만, 직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죠.
구글은 지난 4일부터 대부분의 직원을 대상으로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하게 하였고, 애플 역시 오늘 11일부터 사무실을 개방해 주 1회 출근을 실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굳이 사무실에 나와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사표를 던지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구보다 고민이 깊어진 것은 바로 ‘네이버’인데요.
네이버는 코로나19 사태 전 전 직원의 사무실 출근을 염두에 두고 본사 그린팩토리 옆에 4820억 원을 들여 제2사옥을 지었죠. 그런데 직원들의 재택근무 요구가 높아지며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인데요.
이에 회사 측은 사무실 출근을 장려하기 위해 구내식당과 편의시설을 늘리고, 동호회 활동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직원 혜택을 고민 중입니다.

반면 사옥 출근을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데요.
“인간 사회에선 서로 대면, 소통, 사귐, 어울림이 기본 사회생활이다” “팬데믹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특혜를 이제 권리라고 하냐”라며 재택근무 요구는 지나치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이 많은만큼 회사 역시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인데요. 과연 코로나 종식과 함께 재택근무도 종식될지 귀추가 주목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