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이냐? 2천세대 대단지인데..” 전기 물 가스 심지어 길도 없다는 용인 맹지 아파트

지상 39층의 1950가구 대단지 아파트가 진입로가 없어 입주를 못하고 있다면 여러분들은 믿으시겠습니까?

‘맹지 아파트’라 불리며 입주자 모집도 못하고 유령 아파트 신세에 전락한 이 아파트는 용인 처인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용인’인데요.

힐스테이트 용인은 과거 ‘뉴스테이’라고 불렸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입니다.

경기도 용인시청과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이는 곳에 위치한 용인시 처인구 삼가 2지구에 들어선 아파트인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해 용인 처인구에선 보기 힘든 2000세대에 가까운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이죠.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시행된 뉴스테이 정책에 따라 해당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출자와 대출 보증 등으로 5575억 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을 자금으로 사용하는 허그가 전체 금액 중 90% 이상을 투입하며 사실상 정부 아파트나 마찬가지인데요.

대규모 브랜드 임대 아파트의 건립으로 최근 전·월세 가격이 폭등한 용인 부동산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완공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입주는커녕 입주자 모집조차 못하고 있는데요.
바로 아파트로 들어가는 진입 도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이 같은 이유로 사업이 중단되자 유령 아파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하지만 정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 더 큰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사업주인 국토부와 허그는 물론 사업승인 내준 용인시조차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며 사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인데요.

결국 서민주거안정이라는 거창한 목표로 시행된 뉴스테이 정책이 서민 주거권 박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가 2지구 ‘힐스테이트 용인’은 뉴스테이 정책사업으로 2016년 시작되었고 취지에 따라 의무임대 기간 8년 후 분양 전환을 목표로 삼았죠.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임대료가 책정되며 무주택자들 사이에 기대가 높았던 것도 사실인데요.

그런데 정작 완공 후에 분양을 못한 채 방치되고 있자 용인시 주민들 사이에 저러다 흉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용인 시청 앞을 지나는 중부대로에서 남쪽으로 40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중부대로에서 단지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문제는 진입로의 땅이 도시개발조합인 ‘역삼지구’ 소유인데 있습니다.

용인시가 사업승인을 내주면서 역삼지구 사업도 함께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도로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그 도로를 힐스테이트 용인 측에서 사용하도록 하죠.

만일, 역삼지구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삼가 2지구와 역삼지구 사업자가 ‘합의’해 도로를 개설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는데요.

하지만 역삼지구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힐스테이트 용인 공사만 진행이 되며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죠.

이에 ‘합의’를 통해 진입로 확보에 나섰고 2018년 역삼지구가 삼가 2지구 준공 6개월 전까지 도로를 개설하는 대신 삼가 2지구가 도로 개설 비용 일부를 부담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합의서 작성 이후 역삼지구 조합의 내부 갈등이 발생하였고 조합장과 집행부가 4번이나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죠.

올해 5월에 들어선 현 조합장과 집행부는 과거 조합장이 체결한 합의서는 ‘무효’라며 이행을 거부하였는데요.

결국 진입로 확보를 못한 힐스테이트 용인 낙동강 오리알 신세마냥 ‘맹지 아파트’로 전락해버립니다.

역삼지구 측은 힐스테이트 용인이 땅을 매입해 도로를 개설하라고 요구하지만 400억 원이 넘는 돈을 정부가 추가로 출자하는 것은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죠.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에 대해 HUG는 “삼가 2지구에 투입된 기금은 약정을 통해 내부수익률을 우선적으로 보장받기 때문에 손실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매년 빈집 관리 비용과 세금 등으로 매년 6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어 허그가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허그가 투입한 자금에 대한 이자 비용도 시중금리로 환산하면 1년에 220억 원에 달해 해마다 나랏돈 300억 원이 사라지는 셈이 되죠.

용인시도 역삼지구와 힐스테이트 용인 사이에 중재를 나섰지만 현재는 손을 놓은 상태인데요.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로 확보도 불확실한 상황에 사업승인을 내준 것 자체가 이례적”라며 결국 사업승인을 내준 용인시의 책임도 있다며 지적하죠.

국민의 혈세로 지어진 아파트를 남의 일 구경하듯 보고 있는 상황에 용인 시민들은 자기 돈으로 지었으면 저렇게 손 놓고 있게냐며 분통을 터트리는데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사업인 만큼 국토부와 용인시가 나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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