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광주처럼 무너지면 보상이라도 받지..” 내 돈주고 산 내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네요.

신축 아파트를 둘러싼 하자 보수 관련 분쟁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죠.

입주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집안 곳곳을 점령한 곰팡이는 물론 빌트인 가구에서 알을 깐 벌레들까지 사례 또한 다양한데요.

지난 9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곰팡이 아파트’사진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아파트의 마룻바닥은 물에 젖어 까맣게 변색되었고, 천장 벽지는 검푸른 곰팡이로 온통 뒤덮인 모습이었죠.

‘역대급 아파트 하자 눈물이 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집주인 A 씨는 지은 지 3년 조금 지난 아파트이며 2층 필로피인데, 입주 때부터 있던 하자라고 상황을 전했는데요.

A 씨는 “에어컨 공용 배관에서 역류가 발생하면서 모든 방과 거실, 드레스룸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시공사가 하자 보수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제대로 처리해 주지 않았다”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해당 세대엔 올 6월까지 세입자가 거주했었고 에어컨 가동이 많은 여름만 되면 물을 닦아내는 것은 물론 보일러까지 돌리는 고통까지 감내했는데요.

결국 올해 세입자는 방을 뺏고 이후 A 씨가 공실 상태에서도 장마철에 주기적으로 관리했으나 이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었죠.

집이 빈 이후에도 물기를 제거하고 환기까지 했지만 여름이 되며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지자 24시간 올라오는 물에 순식간에 곰팡이 아파트로 전락하게 됩니다.

A 씨는 “내시경까지 넣으며 여러 번 보수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고, 소송 진행 이후 시공사가 보수에 손을 떼며 억울함에 글을 올렸다”라고 덧붙였죠.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집 사진을 보자마자 온몸이 간지럽다’ ‘이건 정말 보수 정도가 아니라 다시 지어야 할 것 같다’ ‘이 정도면 브랜드 공개해도 무죄’ 등 비난의 댓글이 줄을 이었는데요.

작성자는 해당 아파트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네티즌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18년 5월 준공한 경남 거제 2차 IPARK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브랜드 평판 3위를 차지할 정도의 대기업임에도 어처구니없는 하자 시공은 물론 보수마저 나 몰라라 하는 행태에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해당 아파트는 입주를 시작한 3년 전부터 입주민의 하자 신청이 줄을 이었습니다.

A 씨 역시 입주 후 집안에 습기가 차고 벽에 곰팡이가 생긴데 이어 주방기구와 가전제품에까지 곰팡이가 득실거리자 시공사에 이의를 제기했는데요.

시공사는 현장 점검 후 마룻바닥과 천정 등의 수리가 필요하다고 전했고 A 씨는 수리 기간 동안의 숙식비 등을 시공사에 요구하죠.

하지만 시공사는 “내규상 하자 보수에 의한 숙박비 지급은 불가하다. 최선의 보상을 요구했으나 이를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답변을 해 논란이 되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세입자가 퇴거한 후 에어컨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집 상태가 이 지경이라면 100% 시공 하자라고 봐야 한다”라며 시공사의 잘못을 꼬집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부실시공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죠. 하청을 거듭하는 건설계 관행도 큰 원인이 되지만 선분양 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선분양제도는 사업자가 대지소유권을 확보하고 보증 기관으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으면 착공과 동시에 분양할 수 있는 제도이죠.

공급자 입장에서 선분양은 분양 수입을 통해 건설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수요자 또한 입주시점보다 선분양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아 좀 더 싼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TV나 냉장고를 한대 구입할 때도 육안으로 보고 만져도 보고 구입하는데 비해 수억 원 내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집을 모델하우스나 광고에 의존해 구입한다는 것은 선분양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죠.

큰 업체가 잘 짓겠지라며 1군 브랜드를 선택하지만 1군, 2군 할 것 없이 하자 문제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는 분양 당시 지하철역이나 역세권 등 각종 개발 호재를 광고하며 계약을 독려하지만 입주할 때가 되니 지자체의 자금 문제로 공사가 연기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공원 조망을 홍보하며 분양을 했던 아파트 가운데 공원 조성 계획 자체가 취소되며 잡초만 무성한 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죠.

또는 사업주체가 도산하는 심각한 사례도 있는데 이럴 경우 그 리스크는 입주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부실시공 등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함에도 선분양제도의 이점이 존재하기에 현 제도를 보완해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터무니없이 오르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입주자들 입장에서 분양대금 마련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선분양의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후분양 의무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주택의 품질 향상을 위해 선분양제의 문제를 보완하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선분양제도의 부작용이 많은 만큼 정부적 차원의 제도 개선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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