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아이가 대용량의 젤리와 과자를 먹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카메라 뒤에 서서 존댓말로 자녀에게 “맛있어요?”라고 묻는데요.

아이는 웃으며 “맛있어요” “재밌어요” “무섭지 않아요”라고 대답하죠.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키즈 채널의 콘텐츠 내용인데요. 별것 아닌 내용이지만 시청하는 아이들은 숨이 넘어가라 깔깔거리죠.
키즈 유튜브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주목받았습니다.

2019년 전 세계 최고 수입 유튜버는 당시 8살 어린이 유튜버 ‘라이언 카지’로, 한 해 수입만 2600만 달러(약 303억 원)으로 추정됐는데요.

국내에서도 2019년 당시 6세인 이보람 양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의 수익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보람튜브는 2016년 처음 유튜브에 등장한 이후 유아 부문 콘텐츠 1위를 다투던 ‘말이야와 친구들’과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유튜브 채널입니다.

보람이가 가족과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일상적인 콘텐츠를 주로 보여주는데요.
일상을 다루는 ‘보람튜브 브이로그’는 지난해 6월 기준 무려 구독자 수가 2500만 명을 넘었고 동영상 조회수는 100억 회를 넘어 한국 유튜브 채널 중 7위를 기록했죠.
장난감 리뷰가 주 콘텐츠인 ‘보람튜브 토이 리뷰’의 구독자 수는 1400만 명으로 두 채널을 합치면 약 39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보람 튜브 브이로그’ 채널에서 업로드한 콘텐츠 갯수는 약 220여 개로 콘텐츠 하나당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 셈이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의 통계를 분석하는 미국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보람 튜브는 2019년 당시 한국 유튜버 광고 수익 1위를 차지했는데요.
‘보람튜브 브이로그’ 채널의 월 광고 수익 추정치는 약 2억 5천만 원에서 41억 2천만 원, ‘보람튜브 토이리뷰’ 채널의 경우는 약 6천2백만 원에서 9억 9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두 채널의 최대 추정치를 더해 보람튜브의 한 달 최대 수익치를 계산해 보면 약 50억 원에 달했죠. 세금을 제외해도 월 수십억 원의 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수익을 올리고 있던 보람튜브는 가족회사 ‘보람패밀리’를 설립해 운영하였고, 2019년 4월 강남 청담동에 위치한 빌딩을 95억 원에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전 국민의 시선이 모아졌죠.

청담동 40-25번지에 위치한 해당 건물은 보람튜브의 주인공 이름을 따 ‘이보람 건물’이라 불리지만, 실제 이보람의 가족 법인 ‘보람 패밀리’가 매입했는데요.
대지면적 258㎡, 연면적 671㎡로 지상 1층~5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매입가 95억 원으로 평당 약 1억 2200만 원에 거래되었습니다.
채권 최고액은 90억 원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실제 대출액은 75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1975년에 지어진 노후한 건물이었으나 2017년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외관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죠.
대로변 코너에 위치한 만큼 해당 건물을 전체 임대할 경우 임대 수익은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2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개 보수, 공과금, 대출이자 등을 제외하면 임대수익률이 낮음에도 해당 부동산을 매입한 데는 키즈 채널의 광고 문제와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발판 마련으로 분석되는데요.

실제 가족 법인인 보람 패밀리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 외에도 부동산, 학원, 공연, 프랜차이즈. 장난감 제조업 등 법인 사업 목적을 포괄적으로 설정해 놓은 것으로 확인되었죠.
빌딩 매입 이후 잠잠했던 보람튜브는 지난해 세무조사 직전 자진납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는데요.
보람튜브 운영 법인이 2018년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성실납세 규모가 당국 예상에 상당히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 국세청은 2019년부터 이들을 내사했다고 하죠.

그러나 보람튜브의 주인공인 이보람양이 유아 수준의 미성년자이고, 국내 1위 유튜버로 탈세 입증 시 사회적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란 우려에서 당국은 실제 조사 착수를 망설였는데요.
그사이 보람튜브 측은 납세자 경정신고를 하면서 오히려 추가적인 세금을 ‘자진 납부’해 논란을 피해 갔습니다. 이 시점이 국세청 내사 단계의 실제 요원 투입 직전이었다고 알려졌죠.
당국 관계자는 “국세청 내사 사실이나 유튜브 본사 아동 영상 분류 정책 등을 미리 감지하고 기민하게 대처한 것”이라 밝혔습니다.

보람튜브의 광고 수익이 한 달 40억 원이 넘는다는 것이 알려진 후 MBC 하루 광고 매출 1억 4000만 원과 비교되며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요.
자괴감이 든다는 의견 외에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죠.
시대의 변화로 새로운 미디어들이 파도처럼 몰아치는 요즘, 보람튜브 외에 또 어떤 새로운 채널들이 트렌드를 이끌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