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주인들은 세입자 들이기가 무섭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월세를 미루거나 집을 엉망으로 사용하고 나 몰라라 하는 질 나쁜 세입자들 때문인데요.

최근 5개월간 월세를 내지 않고 야반도주한 세입자가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나갔다는 집주인의 사연이 등장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신 XX 세입자 야반도주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었죠.
집주인인 A 씨는 20대 여성 세입자 B 씨와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을 통해 임대차 계약을 맺습니다.

B 씨가 집에 들어오기로 한 날이 일요일이었던 터라 보증금 등은 정식 계약 시 전달받기로 하죠.
한 달 치 월세만 내고 이사한 세입자는 약속과 달리 보증금은 물론, 월세도 제때 내지 않는데요.
입주 후 문을 걸어 잠그고 약 5개월간 매일 ‘오늘 입금할게요’라는 도피성 문자만 보내며 월세는 물론 공과금까지 미납합니다.

이후 가스가 끊기고 그로 인해 보일러 동파로 인한 누수까지 발생하는데요.
아래층 천장이 내려앉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B 씨는 모든 짐을 놓고 옷만 갖고 야반도주를 하죠.
번호까지 차단당하자 참다못해 방 문을 열고 들어간 A 씨는 경악하고 금치 못합니다.

방 안 곳곳에 쓰레기와 오물이 널려있었고, 개똥이 사방에 깔려있어 온 집안이 악취로 가득했는데요.
공개된 사진엔 매트리스와 방 곳곳에 반려견의 배변이 잔뜩 흩어져 있었으며 물티슈, 플라스틱 용기 등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죠.
주방엔 음식물이 그대로 묻은 설거지거리가 가득 쌓여 있었고, 화장실에 휴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A 씨가 집주인이긴 하지만, B 씨와 임대차계약을 맺은 이상 함부로 해당 주택에 들어갈 수 없으며 강제로 짐을 뺼 수도 없다는 것인데요.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퇴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주인이 해당 주택에 들어가면 억울하지만 현행법상 주거침입죄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2015년 밀린 월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의 집에 사전 통보 없이 들어가 출입문 장금 장치를 없앤 집주인에게 주거침입죄 등을 적용해 벌금 70만 원이 선고되기도 했죠.

A 씨 역시 경찰로부터 ‘아무리 집주인이지만 세입자가 입주한 이상 집에 들어갈 수 없으며, 짐을 뺄 수도 없다’라는 말을 듣는데요.
작성자는 “악취 등으로 주변까지 피해가 가는 상황이라 빠르게 소송해야 하는데, 민사 소송하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린다고 해 어려움이 많다”라며 호소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친구들과 술 먹는 사진을 올리는 세입자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분노를 쏟아냈죠.

최근 B 씨처럼 월세를 내지 않다가 결국 말없이 집을 떠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오피스텔의 주인이 월세가 몇 달째 밀려 찾아갔다가 세입자의 집에서 고양이 수십 마리를 발견한 일도 있었는데요.
32마리 페르시안 고양이들은 오피스텔 안의 좁은 옷장과 서랍 등에 들어가 있었고 화장실 세면대 위 변기 주변에도 고양이들로 가득 차 있는 상태였죠.

바닥에는 쓰레기는 물론, 고양이들의 배설물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식 밖의 세입자들을 대응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죠.
두 달 동안 월세가 밀린 경우 집주인은 임대차 계약 해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반응이 없다면 명도 소송을 통해 판결문을 받은 뒤 강제집행을 통해 짐을 전부 뺄 수 있는데요.

이미 세입자가 도망을 간 상태라면 세입자에게 임대차계약 당시의 모습대로 원상 회복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방법도 있죠.
그럼에도 연락이 닿지 않거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결국 소송으로 가야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소송까지 가게 되면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 승소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세입자가 야반도주하기 전 문제가 있을 때 바로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욕 나온다’ ‘술 먹을 돈은 있고 월세 낼 돈은 없냐’ ‘또 다른 집주인한테 피해주고 있을 거다’등 비난을 쏟아냈죠.
‘세상은 넓고 상식 이하의 사람들은 많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요. 악독한 집주인도 있지만 반대로 질 나쁜 세입자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