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양천도 온다” 떡밥에 20억 박았는데.. 고점 물리고 집값 흘러 내리고 있다는 국내 지역

새해 벽두부터 세종시 아파트 시장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세종 아파트 매매값이 1월 셋째주까지 2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2020년 지방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세종이지만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이 대부분 오르는 가운데도 유일하게 눈물을 흘린 곳도 바로 세종이었죠.

2020년만 해도 세종시 아파트값은 44.9% 이상 올라,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0.68% 하락하며 말 그대로 폭락을 보여주었는데요.

‘수도 천도론’에 거세게 몰려왔던 투자자들이 죄다 빠져나간 데다 지난해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공급 폭탄’으로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아지며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죠.

게다가 전반적으로 집값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신축 아파트 가격이 가장 먼저 떨어지고 있어 분위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담동에 위치한 ‘도램마을 9단지(제일풍경채)’ 전용 106㎡은 지난해 11월 12억 2000만 원에 매매가 이루어졌는데요.

14억 4500만 원에 달하던 신고가보다 무려 2억 2500만 원이 내렸고 직전 거래 13억 2000만 원보다 1억 원이 떨어진 거래 가격이었죠.

아름동에 위치한 ‘범지기마을 1단지(한양수자인에듀센텀)’ 전용 59㎡는 지난해 12월 4억 4000만 원에 팔려 신고가 6억보다 1억 6000만 원이 하락했습니다.

종촌동에 있는 ‘가재마을3단지’ 역시 신고가보다 떨어진 거래가 이어졌는데요.

해당 단지의 전용 108㎡ 형이 지난해 말 7억 5000만 원에 매매 계약을 맺으며 직전 신고가 8억 7000만 원보다 1억 2000만 원에 하락했죠.

줄지어 등장하는 하락 거래에 현지 부동산 업자들은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한 공인 중개 대표는 “세종시의 부동산 시장이 조용하다. 사려는 실수요자들도 없지만 팔려는 집주인들도 없다”라며 시장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거래 절벽’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인데요. 실제 실세보다 많게는 1억 이상 내려서 내놓은 급매 아파트도 문의가 거의 없다는 후문이죠.

2020년 세종시가 지방 아파트값 선봉에 섰던 것은 무엇보다 ‘세종 천도론’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라며 서울에 남아있는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하는데요.

정부도 “국회에서 여야 공감대를 만들면 추동력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해 천도설에 힘을 실었죠.

천도설이 터지면서 전국에 있는 모든 투자자들의 눈은 세종으로 쏠립니다.

행정 수도 이전으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커지며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요.

하지만 행정 수도 이전이 흐지부지되면서 투자자들은 세종시 탈출 러쉬에 동참하고 있죠.

이에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로 급등한 가격을 실수요자들이 수용하지 못하다 보니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도 집값 하략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죠.

2020년 세종시 입주물량은 약 4200가구였는데 반해 지난해엔 7660가구가 넘어 3000가구 이상 늘어났는데요.

올해도 7000가구 대규모 분양이 예정돼 있어 집값의 추가 하락 가능성마저 남아있습니다.

지역 공인 중개 관계자 역시 “물량을 받을 실수요자들은 적은데 공급은 계속되니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내린 것”이라고 전했죠.

세종시는 전세값 하락률 또한 0.41%로 전국 최고 수준인데요.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하락 거래가 발생한 탓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일각에서는 반등 가능성을 점치기도 하는데요.

집값 하락과 거래 절벽을 가격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기’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천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2030년까지 세종시 개발이 계획되어 있고 향후 행정 수도 이전 등이 가시화되면 세종으로 이주를 원하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기에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고 보고 있죠.

코앞에 다가온 대선으로 수도 천도론이 숨 고르기 나서고 있는 만큼 세종시 주택 시장은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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