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데 몇억 주고 어떻게 사냐?” 주변에 협오시설 넘쳐나 조두순도 피하겠다 생각드는 오산 신축 아파트 수준

지난해 우리나라 집값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국민들을 시름에 잠기게 했죠.

특히 서울 집값은 뉴욕 맨해튼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결국 치솟는 집값에 인근 지역으로 등 떠밀린 서울시민들은 지난해만 16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탈서울’을 외친 이들은 경기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며 최근 일대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죠.

최근 1년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전국 상위 10곳 중 7곳이 경기도 남부권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KB 부동산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시·도 단위 지역 중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컸던 곳은 바로 경기도 오산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47%가 넘는 상승률을 보여주었는데요. 이어 경기 시흥, 동두천 등이 뒤를 따랐죠.

수원·동탄 등 수도권 핵심지 집값이 폭등하자 대체 주거지로 오산이 주목받았고 그 인기는 신규 분양 청약에도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18일 진행된 오산 세교 2지구 ‘호반써밋 그랜빌2차’ 청약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497가구 모집에 총 1만 4800명 이상이 신청해 평균 29: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끝이 났죠.

‘호반써밋그랜빌2’는 지하 2층~지상 25층 14개동 총 897가구의 대단지인데요.

전용 84㎡ 형의 경우 최고 분양가가 4억 원대로 주변 시세 대비 2억 원 정도 저렴해 예비 입주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단지 인근 전철 1호선 오산대역을 이용하면 서울·수원·동탄 등지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싼 가격과 역세권이라는 말에 무조건 현혹돼서는 안됩니다. 하나하나 따져볼 것이 많은데요.

사실 인근에 오산대역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해당 단지에서 오산대역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역세권은 아니죠.

호반산업은 분양 홍보 때부터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강조했는데요.

오산대역을 이용할 경우 수인분당선 수원역까지 15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50분 정도 소요되죠.

하지만 역까지는 걸어서 20분이 소요되며 단지 앞에서 버스를 타면 5분의 이동시간이 걸리는데요. 결국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강조했지만 ‘비 역세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오산시와 동탄신도시를 연결하는 필봉터널이 올해 개통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호재도 존재하는데요.

또한 지난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동탄도시철도’ 사업 기본 계획을 승인받아 오산-동탄 간 트램 건설이 예정돼 있어 향후 교통망은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호반써밋그랜빌2’의 더 큰 문제는 단지가 부동산 시장에서 혐오시설이라고 꼽히는 시설을 여럿 끼고 있다는 점이죠.

직선거리 기준으로 서쪽 180m에 신경정신병원과 정신 요양원이, 서쪽 산지 근처에 납골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게다가 북쪽 260m에는 변전소, 남서쪽 270m에는 냄새유발시설 등을 포함하는 공장들이 들어서 있죠.

실제 입주자 모집공고문에도 주변 혐오시설에 대한 주의사항이 여럿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단지 주변에 있는 빌라촌 역시 예비청약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오산시 일대 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인근 궐동 빌라촌에 많이 밀집해 있다 보니 자녀를 키우는 청약자들은 물론 향후 상품성을 걱정하는 예비청약자들이 적지 않죠.

그래도 예비청약자들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위안을 삼는 분위기인데요.

34평 기준 주변 시세보다 2억 정도 싼 가격에 당첨만 되면 일정 부분의 차익이 발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죠.

하지만 2억이라는 시세차익도 생각을 해볼 문제인데요. 7억 원대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 ‘오산대역세교자이’나 6억 원에 매매된 ‘오산대역엘크루’는 초역세권 아파트로 해당 단지와는 입지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비역세권 아파트로 볼 수 있는 ‘호반써밋그랜빌2’의 경우 이 정도의 시세 차익을 기대하긴 어렵죠.

오산이 경기도 남부권에서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혐오시설 종합세트’를 코앞에 두고 있는 ‘호반써밋그랜빌2’도 흐름을 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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