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날라오는 ‘관리비 통지서’를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데요. 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지서를 채운 상당한 금액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아파트 입주민들보다 관리비 통지서가 더 무섭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바로 주상복합 거주민들이죠.

주상복합아파트는 주거와 상가의 복합공간으로 주거공간과 상업용 시설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형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입지가 우수하고 교육 여건도 조성되어 있어 학군을 중시하는 가정에서도 많이 선호하는 주거형태이죠.
또한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단지 안에 편리한 편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는데요.
피트니스는 물론이고 수영장, 단지 내 카페, 목욕시설, 골프 연습장까지 제공되어 웬만한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 못지않습니다.

게다가 주상복합은 상업 지역에 들어가기 때문에 비교적 도심 중심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은데요.
때문에 도심 내의 주요 기반 시설 이용이 편리하고 도심 내 화려한 조망권도 함께 누릴 수 있죠.
그러나 주상복합아파트가 마냥 다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장점만큼 단점도 뚜렷한데요. 무엇보다 입주민들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비싼 ‘관리비’입니다.
관리비는 일반적으로 거주 중인 건물의 시설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사용하는 금액을 뜻하죠.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 유지비, 난방비, 수선유지비 등이 관리비에 포함되는데요.
주차시설, 경비실 등 주요 시설 구성과 단지 규모에 따라 관리는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런 관리비가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주거 형태에 따라 조금이 금액이 달라지는데요. 같은 평수임에도 주거 형태에 따라 금액 차이가 발생할 수 있죠.
업계에서는 통상 아파트 관리비를 3.3㎡당 7000~8000원 선, 오피스텔은 1만~1만 1000원, 주상복합은 1만 2000~1만 5000원 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전용 84㎡의 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면 한 달 관리비로 평균 23만~26만 원을 낸다면, 주상복합은 40만~50만 원 선인데요.
주상복합의 관리비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무려 두 배에 가까운 셈이죠. 그렇다면 이처럼 엄청난 금액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차이를 알기 위해선 관리비 항목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관리비 항목은 크게 공용 관리비와 개별 관리비로 나뉘죠.
공용 관리비란 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한 비용이며, 개별 관리비란 내가 사용한 만큼 나오는 비용인데요.

즉, 아무리 아껴 살며 개별 관리를 줄인다 할지라도, 공용 관리비를 어찌할 수 없죠. 주상복합의 관리비가 유독 많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공용관리비’ 때문입니다.
실제 주상복합 아파트의 공용 관리비 중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이 ‘인건비’이죠. 관리사무소에는 기본적으로 관리소장, 전기기사 등 5면 이상이 근무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지 규모가 작은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은 관리사무소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죠.
또 주상복합은 상가가 함께 있다 보니 경비에 조금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데요.

교육을 받은 전문 경비 인력을 보안 요원과 관리사무소에 비치하면 인건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난방 형태도 관리비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중앙난방식이라면 당직이 필요해 인건비가 개별난방보다 더 많이 들 수밖에 없죠.
전용률의 차이도 높은 관리비의 원인이 되는데요.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75% 정도로 넓은 반면 주상복합은 일반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평균 5% 정도 낮게 설계됩니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지인데요. 전용면적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주차장, 복도 등 공용면적이 넓어지죠.

그렇기 때문에 넓은 공용 시설을 수선하고 보수하는 수선유지비가 일반 아파트보다 더 많이 들어갑니다.
승강기 유지 비용에서도 차이가 나죠. 주상복합의 경우 상가와 주거 공간이 복합된 건물이기에 높은 용적률이 필요해 도심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싼 땅값을 생각해 건물 주차장을 깊이 파고 또 고층으로 지을 수밖에 없어 전기료와 엘리베이터 운행비가 더 많이 듭니다.
또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승강기 수가 많아 유지 비용이 많아 들 수밖에 없죠. 내부 구조 또한 관리비에 영향을 주는데요.

아파트는 내부 구조가 맞통풍이 잘 되는 3베이~4베이 형태가 많습니다. 발코니와 부엌 주방, 혹은 거실과 자녀방 등으로 환기가 잘 되는데요.
이처럼 맞통풍이 잘 되는 구조는 바람이 잘 들며 상대적으로 냉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죠.
반면,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은 내부 통풍이나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환기시스템을 주기적으로 틀어줘야 합니다.
또 주상복합은 저층이 주로 카페나 식당, 마트 등 상가가 있어 손님이 드나드는 만큼 청소비와 소독비가 유독 많이 나올 수밖에 없죠.

주상복합이 관리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 확실한데요.
그러나 그만큼 다양한 시설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고 안전하다는 점에선 이 정도 관리비는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달 나오는 후덜덜한 관리비를 본다면 주상복합 거주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도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