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 트롯’이 방송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트로트 열풍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인데요.

대상을 차지한 송가인은 하루아침에 트로트 신데렐라가 되었고 채널마다 트로트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며 방송계의 패러다임을 바꾸었죠.
전작만 한 후속작은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미스 트롯의 후속편 격인 ‘미스터 트롯’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임영웅, 영탁, 정동원, 장민호 등 순위권에 오른 가수들은 지금 방송가의 블루칩이 되어 트로트를 넘어 연예계의 중심이 되었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과거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던 트로트 가수들도 속속 방송활동을 시작하며 트로트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데요.
‘해뜰날’ ‘차표 한 장’ ‘네박자’ 등 공전의 히트곡을 남겼지만, 아내의 투자 실패로 160억 원의 빚을 지며 티비에서 종적을 감췄던 송대관 또한 근황이 전해지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 스타멘터리’에 송대관이 출연해 자신이 파란만장했던 인생 스토리를 공개했는데요.

1967년 데뷔한 송대관은 긴 무명끝에 1975년 발표한 신곡 ‘해뜰날’이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해 방송 3사 가요대상을 싹쓸이 한데 이어 가수왕까지 석권한 송대관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는데요.
라디오에서 우연히 ‘해뜰날’을 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노래는 이렇게 신이 나야지!” 하며 좋아했다는 카더라가 돌기도 했죠.

‘해뜰날’의 성공 후 후속곡들의 연이은 실패로 근심에 빠져있던 송대관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데요.
하지만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그는 1988년 홀로 귀국해 다시 음반을 발표하였고 ‘혼자랍니다’로 재기에 성공합니다.

이후 ‘정 때문에’ ‘차표 한 장’ ‘큰소리 뻥뻥’ ‘네박자’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400만 원이던 한 달 출연료가 5000만 원까지 급상승하며 인기가수 반열에 오르는데요.
2003년 발표한 ‘유행가’가 국민 애창곡으로 거듭나며 엄청난 부를 쌓게 됩니다.
당시 100억 대에 달하는 대저택에 거주했을 뿐만 아니라 500억 대의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되는데요.

정상에 자리에만 있을 것 같던 송대관은 2009년 부인이 마카오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되며 그의 인기와 부도 함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된 아내는 2011년 벌금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사업을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제때 상환하지 못해 이자까지 합쳐 160억 원 대의 빚을 지게 되죠.
연대 보증을 선 송대관이 160억 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게 되었고 이후 이자가 계속 불어 빚은 280억 원에 달하게 됩니다.

송대관 또한 캐나다 교포로부터 4억 원대 토지 분양권을 불법으로 가로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데요.
검찰은 송대관에게 징역 1년 2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고 결국 이 사건으로 KBS와 MBC로부터 출연정지 처분까지 받게 되죠.
송대관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였고 항소 끝에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아 사기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사태의 원인이 된 아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뭐 그런 마누라랑 사냐. 당장 이혼해라’라고 서슴없이 말했는데요.
하지만 송대관은 끝내 이혼을 선택하지 않았고 이날 방송을 통해 “내 아내처럼 시집와서 날 위해 헌신한고 산 사람은 없다”라며 변치 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죠.
이어 아내가 없었더라면 “나는 이 자리에 없다. 폐인이 되었을 것”이라며 자신이 눈물을 흘리면 아내는 통곡할 사람이라며 고백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을 경매로 내놓은 등 재산을 처분하고 개인 회생 절차를 밟았다는 그는 3년 전까지 월세살이를 했다며 고백했는데요.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닥치는 대로 공연에 나섰다고 하죠.
그 결과 법원에서 10년 동안 갚으라고 했던 빚의 90%를 4년 만에 갚았다고 전했는데요.

수백 억에 달하는 부채를 모두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10년에 걸쳐 회생해 가면서 지금도 갚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송대관은 또 ‘가짜 뉴스’로 상처받았던 옛일도 돌아봤는데요.
재기로 발버둥 치던 당시 ‘송대관 자살’이라는 루머가 돌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짓 뉴스가 생성되었다며 참담했던 과거를 전하기도 했죠.

얼마 전 ‘덕분에’라는 신곡을 발표한 송대관은 앨범 기획자이기도 한 영원한 라이벌 태진아와 함께 방송에 출연해 변치 않은 우정을 과시했는데요.
어려운 상황에 수술비 수천만 원을 선뜻 내줬다는 태진아를 향해 고마움을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이혼이 쉬어진 세상에 수백억 원의 빚을 진 아내를 여전히 최고의 아내라 칭하는 송대관의 모습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빚 청산을 앞둔 만큼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