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엔 소위 ‘SKY’ 출신으로 불리는 고학벌의 스타들이 많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 출신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서울대 여신이었다는 김태희부터 누가 봐도 공부 잘하게 생긴 이상윤까지 서울대 출신이라는 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들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간혹 ‘이 사람이 서울대를 나왔다고?’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스타들도 있습니다.
입만 열면 막말을 쏟아내 말이 뇌가 아니라 창자를 거쳐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조영남부터 악역의 새로운 지평을 연 배우 김의성도 서울대 출신이죠.
그런데 또 한 명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S대 출신이 있는데요. 바로 배우 황석정입니다.

1971년 생 올해 52세인 황석정은 서울대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한 엘리트이죠. 거기에 연기를 하기 위해 다시 한예종 연기과를 입학한 흔치 않은 사례의 배우이기도 한데요.
서울대 졸업 후 우연히 본 연극에 반해 극단에 입단한 그는 설경구의 권유로 연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그는 제대로 된 공부를 위해 1995년 한예종 연극원 2기로 입학하는데요.
2001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하는 중이죠.

음악뿐 아니라 연기까지 예술적 재능이 풍부할 수 있었던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는데요.
아버지는 동양방송의 트롬본 연주자였으며 어머니 또한 음악 교사 출신으로 타고난 재능을 물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황석정뿐 아니라 오빠와 여동생까지 삼 남매 모두 음악을 전공하였으며, 변변치 않는 살림에도 피아노를 집에 장만해 놓고 어머님의 회초리 지휘하에 연주를 하였다고 하죠.
남매 모두 음악을 공부하고 학교 선생님인 엄마까지 어려움 없이 컸을 것 같은 황석정의 인생사도 사실 순탄하지만은 않았는데요.

인민군 출신 아버지로 인해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살았으며 집에 가족보다 빚쟁이가 더 많았다는 그녀의 고백은 놀라움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황석정은 앞서 여러 방송을 통해 인민군 출신 아버지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을 고백한 바 있죠.
그의 아버지는 인민군 출신으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있다 남한으로 전향 이후 군악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는 “왜 하필이면 여기에 날 태어나게 했냐”라며 어릴 적 느껴야 했던 차별과 고통을 고백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더구나 자신을 힘들게 한 대상이 미워할 수 없는 상대였다는 것이 더 큰 고통이었죠.
어릴 적 그렇게 미웠던 아버지였지만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아버지는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한데요.
한 방송에서 베트남전 참전 후 딸의 사망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매일 술로 살았고 기도 끝에 나온 딸이 자신이라며 ‘부모님의 기도로 나온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어머니와 사이가 틀어지며 노년에 홀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에 대한 죄송함과 연민을 드러내기도 해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하였죠.

그를 괴롭혔던 건 어려운 가정 형편도 컸는데요.
황석정은 “가족보다 빚쟁이를 많이 봤다. 엄마가 없다고 거짓말도 많이 했다”라며 쉽지 않았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계속된 거짓말에 어머니에 대한 미움도 쌓였다는 황석정은 “연기를 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다 보니 어머니를 포용하는 법도 배웠다”라며 이제는 편안해진 관계가 되었다고 설명하죠.
굴곡진 인생은 쉽게 풀리지 않는데요. 가족뿐 아니라 이성 문제에서도 쉽지 않은 고난을 겪죠.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20대 때 일이다. 남자친구가 저랑 사귀면서 다른 여자랑 결혼했다”라고 털어나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황석정은 “어느 날 남자친구가 양복을 입고 나타난 거다. 친구 결혼식 갔다 왔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게 자기 결혼식이었다”라며 충격 고백을 하는데요.
그 상대 또한 자신이 아끼던 후배였다는 사실에 사랑을 넘어 인간 자체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하죠.
그렇게 6개월간 실어증에 걸렸다는 황석정은 “제정신으로 살지 못했다. 잘 때 숨을 못 셔 칼을 가슴에 대고 잤다”라고 털어놔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갖은 고난에도 황석정은 그때마다 툭툭 털고 일어나는데요.
젊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피트니스 대회에도 과감히 도전장을 내미는 등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향한 아버지,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애인의 배신까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하나라도 겪기 힘든 일은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황석정이 안타깝기까지 한데요.
그럼에도 꿋꿋이 일어나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황석정의 다음 행보가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