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면서 돈만 벌어다 주는 것이 남자의 큰 역할이라 믿던 시절이 있죠.
이런 가부장적 시대의 흔적들 덕분에 그 고통은 온전히 아내의 몫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요.

덕분에 퇴직 후 이빨 빠진 남편들을 ‘삼식이’ ‘젖은 낙엽’으로 칭하며 홀대하는 중년 주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식이’ ‘젖은 낙엽’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여전히 아내를 일꾼으로 대한다는 무데뽀 중년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조선에서 온 남편 덕에 청소조차 눈치를 보며 한다는 아내의 발언에 시청자들은 두 귀를 의심해야 했죠.
올해 70세가 된 방송인 왕종근은 꽉 막힌 사고방식으로 이미 방송가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12살 연하의 아내는 왕종근의 말 한마디에 꼼짝을 못 하는데요.
퇴직 후 ‘두더지’가 된 남편 때문에 집안일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은 충격적이기까지 했죠.
한 방송에 남편과 함께 출연한 부인 김미숙은 “남편은 집에서 꼼짝도 안 한다. 그래서 별명이 두더지”라고 폭로하는데요.
그러면서 “청소를 남편 눈치를 보면서 하게 된다”라고 털어놓죠.

청소기를 돌리는 아내를 보며 왕종근은 도와주기는커녕 ‘이따 해라’ ‘내일 해라’ ‘ 나 없을 때 해라’를 시전하는데요.
심지어 무거운 물건을 들어달라는 아내의 부탁에 욕으로 답했다는 말은 모두를 기함하게 만들었습니다.
남편을 대접해 준 생활 습관이 ‘왕종근=왕’으로 만들어 버렸다며 푸념하는데요. 또한 자신을 일꾼으로 대접하는 남편에 서운함을 토로하였죠.
요즘 같아선 ‘소박’을 맞아도 할 말이 없을 행동임에도 왕종근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왔는데요.

남편을 두더지로 부른다며 무안을 준 왕종근은 청소기를 하루에 8번이나 돌리는 아내를 탓하고 나섭니다.
청소기를 돌리면 시끄럽고 발도 들어줘야 해 귀찮다는 말로 주부들의 뒷골을 잡게 만드는데요.
심지어 침대 청소를 꼼꼼하게 하는 아내의 생활 습관조차 꼬투리를 잡아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죠.
사실 그간 왕종근은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특히나 커피 타는 여자들이 없어졌기에 직장 내 성차별이 사라졌다는 발언은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기 충분했습니다.
이날 왕종근은 가정에서의 남녀 차별에 대해서도 굉장히 평등하다고 발언하는데요.
집에서 아내보다 아래라고 답한 그는 ‘남존여비’라는 말이 사라진 것부터 평등화가 된 것이라고 전하죠.
과도한 일반화 논리에 네티즌들은 왕종근의 가치관 자체에 문제를 삼는데요.

거기에 아내의 ‘두더지’ 발언까지 더해지며 왕종근은 하루아침에 ‘조선에서 온 남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삼식이 남편이라도 아내 눈엔 남편이 최고인가 본데요.
남편과 다시 결혼하겠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네”라고 대답하는 모습에 천생연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혼식 사회자와 축가 가수로 처음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죠.
두 사람의 사랑엔 12살의 나이 차이와 한차례의 이혼, 처가 식구의 반대 등 많은 장애물이 가로막았는데요.

당시 경찰이었던 장인어른의 정년퇴임날 경찰서에 쳐들어갈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했던 둘은 결국 결혼에 골인 할 수 있었습니다.
41살에 늦둥이 아들을 얻는 개인적 기쁨에 프리선언 후 줄 잇는 방송까지 탄탄대로만이 놓였는데요.
허나 불안정한 방송 수입에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 그만 10억 원에 달하는 사기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쓰레기를 석유로 전환한다는 말도 안 되는 사업에 연이어 퇴직금을 털어 넣었고 무참히 말아먹는데요.

4차례의 사업 실패에도 아내는 남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돈을 잃는다고 모든 것을 다 잃는 건 아니라는 아내의 말에 왕종근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데요.
남편의 기를 팍팍 살려주는 아내 덕에 사업 실패에도 여전히 조선에서 온 남편 코스프레를 시전할 수 있었죠.
청소기도 마음대로 못 돌리게 만드는 남편이지만 미워도 내 사람인가 본데요.
각서 100장에도 변하지 않는 왕종근과 ‘현모악처’라고 불리는 그의 아내가 어찌 보면 천생연분이 아닐까 싶네요.